따뜻한 국수, 시원한 국수

By | April 30, 2017

지난 무더운 여름 어느날,
바깥 일을 하다보니 땀이 주르륵 얼굴을 흐른다.
시원한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 국수가 절로 생각난다.
그런 속내를 비치지도 않았건만, 가족이 점심으로 준비한건 시원한 얼음육수에 살짝 담가먹는 메밀국수, 일명 소바였다.
하얀 무즙에 동동뜬 얼음이, 파를 이고 김을 덮고 얌전하게 시꺼먼 국수를 기다리는 듯한, 기억속에 남는 참 시원한 점심이었다.

따뜻한 봄날, 오늘 오후 CONSUMNES RIVER PRESERVE로 산책을 다녀왔다.
화창한 봄날에 들꽃 가득한 들판을 가로질러 강가를 걷고 왔다.
그많던 철새들은 어느덧엔가 모두 제 길 찾아가 버리고 손으로 셀 정도의  몇몇 새들 만이 그 넓은 공원 물가를 지키고 있다.
파란 하늘을 보니 1번이 생각나 혼자서 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저녁은 따뜻한 국물국수. 지난 여름 시원했던 소바가 떠오른다.
맑은 장국에 계란 고명 넣고, 송송썰은 파를 올리고 볶은 호박과 어묵볶음을 더한 한국의 장처국수였다.
맛난 저녁이었다.

 

따듯한 국수와 시원한 국수, 국물을 한술 뜰 때, 우리는 똑 같은 소리를 한다.

“아, 시원하다”

정말 시원해서 하는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