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차려본 추석차례상

By | April 24, 2017

몇년전이다.

추석전에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셨다.

나는 집안의 작은 아들이다보니 차례를 지낼 일이 없다.

거기다 부모님이 모두 계시니 조부모와 증조부모님 차례상을 차리는데,

작은아들이야 한국에 있는 큰아들집에 가기전에는 차례에 참가할 기회도 없다.

그런데..심각한 것은 미국에서 자란 아들놈이 차례란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좀 반칙이긴 하지만 부모님을 붙잡고 한번 우겨보았다.

“아버님이 장손이니..그리고 미국에 오셨으니 여기서 차례한번 지내시자” 라고…..

“작은 손주놈 차례가 뭔지로 한번 보여주는것도 할아버지의 의무아니냐” 면서 되도안는 것을 우겨대니,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없다고 한번 그래보자고 하신다.

그래서 결국 미국에서 차례상을 준비하게되는데….

 

막상 준비하자니, 영 답답하기 그지없다. 마땅한 그릇도 없고, 한국에서는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작은 밥상도 없으니..

결국 이래저래 차릴 때까지 차려 본다고 차린것이….

보이시는가?

신고 배박스에 쟁반깔고 향피운것이..ㅎㅎ

차례상에 올라가는 사탕을 못구해,  커피사탕 올려놓았다.

거기다가 조상님께 올리는 정종은 일본산이고…

종이접시에 과일담아 올렸으니….

실제 상놓은 자리도 벽난로자리이다. 벽난로앞에 병풍도 없으니 그냥 파티션(가로막이)으로 살짝 막고.

아마 조상님들이 이런 차례상 받아보기는 처음일것이다.

 

그래도 송편만은 직접 만들었다는 점은 점수를 좀 주시지 않을까?ㅎ

미국에는 소나무마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차타고 기웃거리면서 산길을 돌다, 겨우 찾은 솔잎을 따다가 넣고 쪄서 내놓으니 그런대로 맛은 괜찮은듯..

어쨌던 아들놈 차례 구경시킨다고 온가족이 부산을 떨었으니.

 

차례끝나고 나니, 아들놈은 탕국이 맛있데나..

그러면서 이런 차례  매일 지내면 좋겠단다.

아고고 정말 힘들다.ㅎㅎ